[김승범 연구원] 주식 액면분할이 기업의 주가를 끌어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액면분할 결정을 공시한 기업은 코스피와 코스닥 각각 8개씩 총 16개다. 이 상장사들의 주가는 액면분할을 공시한 이후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티롤은 지난달 1일 분할상장 결정 공시 이후에 1만 8,600원이던 종가가 4만 2,000원(오후 2시 15분 기준)까지 올랐다. 공시 후 이틀 간 34.41% 가파르게 오른 후에도 호실적 발표, 유상증자, 새 이사진 선임 등이 이어지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영백씨엠도 최근 상한가를 자주 기록했다. 최대주주변경 소식과 액면분할, 유상증자 공시 등을 통해 17일까지 5개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KNN의 주가 역시 분할상장 결정 공시 이후 빠르게 사승했다. 약 한달 동안 6,990원이었던 주가가 1만 2,450원으로 78.11% 상승했다. KNN 같은 경우에는 일일거래량이 500주에서 2,000주 정도로 시장에서 소외를 받았으나, 최근에는 8만주 등이 거래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누리고 있다.
코스피 역시 액면분할 공시 이후 모든 기업의 주가가 상승했다. 특히 동얄물산의 상승폭이 20.36%로 가장 높았고, 극동유화, 동부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액면분할이란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한 분할비율로 나눔으로써 주식수를 증가시키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1주당 액면가 5,000원인 주식 1장」을 「1주당 액면가 500원인 주식 10장」으로 나누는 식이다. 액면분할 이후 해당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이유는 유동성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액면분할이 이뤄지면 액면가가 낮아지는 만큼 주식수가 증가하면서 유동성이 풍부해진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팔고자 하는 사람이 적으면 그 기업의 주식을 구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오뚜기, 롯데칠성, 롯데푸드, 태광산업, 남양유업 등은 앞으로 액면분할을 실시할 경우 주가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액면분할이 주가 부양 효과를 발휘하자 액면분할을 실시하는 기업이 늘었다. 2015년 액면분할 실시를 결정한 상장사는 26개(코스피 9개, 코스닥 17개)였으나, 올해는 1분기가 끝나기도 전에 지난해 절반 이상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주식의 액면분할은 코스피에 상장된 대기업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이른바 황제주라 불리는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등과 같은 기업의 주가가 이미 높게 형성되어 주식 거래가 부진하거나 신주 발행이 어려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용되는 방식이 액면분할이었다. 이런 경우에 액면분할을 하게 되면 주당 가격을 낮추어 주식 거래를 촉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액면분할 이후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단기적인 주가 부양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급하게 오른만큼 급하게 조정받을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무조건 호재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투자에 앞서 회사 펀더멘털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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